앞서 자기 원고와 출판기획서에 대해 살펴봤다. 그렇다면 어떤 내용으로 책에 담을 것인가도 고려해야 하지만 완성도 높은 원고를 감싸줄 포장도 필요하다.
우리가 서점에서 제목과 표지를 보고 책을 꺼내 펼쳐볼 때, 우선 목차, 머리말, 작가는 누구인가 등을 먼저 살펴보게 된다. 독자에게 처음 다가가는 '문(門)'인 셈이다. 즉, 표지와 제목에 이어서 이 '문'을 어떻게 포장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이력'이 책의 강점
저자의 이력도 원고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저자 이력란에 이런 저런 잡다한 수상경력과 자생조직 회장 등의 이력으로 가득 채우면 편집자는 “이 사람은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할 것이다. 특히 은퇴 후 작가로 전업하려는 이들이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이력이 원고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사례도 많다. 실제로 5년 동안 100억 원을 번 경험이 없는데 “5년간 하루 6시간 투자해서 100억 원 벌기”라는 제목의 책을 쓴다면 독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심지어 10년간의 사업 실패기만 모아서 책을 내겠다는 저자도 있다.
한옥학교에서 1년간 집짓기를 배우고 2년간 노력해서 자신의 집을 지었다면, 건축 과정을 보여주며 이론과 실제와의 차이점, 건축에 대한 전문가들의 이견과 경험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느닷없이 <한옥의 아름다움>이면 적합하지 않을 것이다.
이력이 원고의 강점으로 되어야 한다. 평생 대학병원 외과 수술실의 오퍼레이터로 일했던 사람이 은퇴 후 “죽음의 형태와 남겨진 것들”이라는 책을 낸다면 설득력 있지 않은가? 자신의 이력에 적합한 책의 콘셉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책을 구상하는 첫걸음인지도 모르겠다.
투고를 위해 완전원고를 준비해야 할까?
“출판사에 투고할 때 완전원고를 넘겨야 할까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아마 마지막 페이지까지 써서 탈고한 최종고를 뜻하는 말일 것이다. 완전원고란 교정·교열 없이 바로 출판해도 될 정도의 원고를 의미한다.
출판권 설정 계약에는 작가는 ‘완전원고’를 넘길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실제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작가가 원고를 넘기면 편집자가 첨삭하며 주고받으며 교정·교열한다.
투고할 때 출판제안서(계획서)와 함께 소제목 몇 꼭지(10여 쪽)만을 넘기기도 하고 전체원고를 넘길 때도 있다. 전체원고를 넘기지 않고 일부만 넘기는 이유는 출판사와 조율해 다시 목차를 수정하고 책의 집필방향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원고를 다 집필한 상태에서 출판사가 2/3 정도를 다시 쓰자고 하면 그간의 노력이 아깝지 않은가.
이와 달리 출판사에 전체원고를 넘길 때도 많다. 일부 내용과 목차만 봐선 작가의 내공이나 원고의 완결성을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출판기획자는 “완성본이 혹시 있으시면 보내주시겠어요?”라며 요청한다. 이때 원고가 준비되어 있지 않고 3달 정도 후에 완성된다고 하면 판단이 어렵다. 당장 미팅을 잡아 목차를 조정하며 계약을 준비해야 할지 아니면 완성고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지 마음이 서질 않는다.
투고한 내용이 무척 새롭고 문장 또한 아름답다면 에디터가 만나자고 할 것이고, 그 정도의 작품이 아니라면 “지금 원고만 봐서는 판단이 어렵다.”며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할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에는 우선 원고를 탈고해 완성한 후 보내라고 권하고 싶다. 대부분의 에디터는 목차와 문장 일부만 봐도 작가의 기초자질을 가늠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남은 문제는 전체 콘텐츠인데, 원고 중 참 좋은 부분도 있을 것이고 어떤 대목은 진부할 수 있다.
좋은 부분이 훨씬 많다면 출판을 제안할 것이다. 결국 출판사 편집자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출판에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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