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을 쌓아가는 디테일 3. 사랑하면 신뢰하고, 신뢰하면 사랑이 깊어져

믿음을 쌓아가는 디테일 1. 오해하지 말고 변화와 일상의 조화를 꾀해야

 

믿음을 쌓아가는 디테일 2. 신뢰의 레벨 3단계 "난 널 믿어"

 

 

연애를 하다 보면 연인에게 약속할 일이 생긴다. 약속을 지키는 데서부터 신뢰가 시작된다. 그런데 왜 많은 연인들이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못할까? 약속을 잘 지키기 위한 특별한 방법은 없는 것일까?

 

쾰른 대학 요한나 피츠 심리학 교수는 현재 연애 중인 72 커플을 대상으로 약속과 관련된 실험을 했다. 본격적인 실험에 들어가기 전, 피츠 교수는 실험 참가자들이 현재의 관계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묻는 설문을 진행했다.

 

그다음으론 두 사람이 자주 싸우는 문제가 무엇인지 이야기하도록 했다. 데이트 횟수 부족, 질투, 연락 부족, 이기적 행동 등에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행동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논의해 보도록 하고, 이야기를 마친 후, 커플들은 서로에게 자신의 행동을 꼭 바꾸겠다며 구체적인 약속을 하게 했다. 가령 1주일에 데이트를 2번 하기, 하루에 5번 문자 보내기 등등.

 

그 후 2주가 흘렀다. 피츠 교수는 실험에 참가했던 커플들에게 상대방이 실제로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 확인해 봤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한마디로 ‘의욕만 넘친다.’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연인에게 꼭 고치겠다고 했던 약속의 개수를 살펴보면, 연인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연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일수록 더 많은 약속을 했다. 연인에게 잘해주고 싶은 의욕과 의지가 넘쳤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결과다.

 

그런 사람들이 실제로 약속을 잘 지켰을까? 놀랍게도 실제로 지킨 약속의 개수는 연인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든, 덜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든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오히려 연인을 중요하게 여긴 사람은 약속을 훨씬 많이 했기 때문에 못 지킨 약속이 3배나 많았다고 한다.

 

의욕이 넘쳐 다 지키지 못할 만큼 약속을 많이 했고, 결과적으로 연인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준 것이다. 다시 말해, 약속을 지킬 확률은 연인을 더 좋아한다고 올라가는 게 아니라, 약속한 사람의 성실도나 자기 통제력에 따라 결정되었던 것이다. 약속하게 만드는 힘과 약속을 지키게 만드는 힘, 즉 상대에 대한 감정과 성실도나 자기 통제력이 전혀 다른 것이다.

흔히 연인들끼리

‘저번에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약속했으면서 또 그러는 걸 보니 감정이 식었나 보네.’

같은 말을 한다.

이건 잘못된 말이다.

 

상대방을 좋아하는 감정은 더 많은 약속을 하게 만들지만, 그 약속을 다 지키게 할 수는 없다. 오히려 감정이 큰 사람일수록 약속을 많이 하게 되고, 결국 다 지키지 못해 연인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기는 슬픈 아이러니가 반복된다. 이 슬픈 아이러니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첫 번째는 할 수 있는 만큼 약속하기다. 과도한 약속은 연인 관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자기가 진짜로 할 수 있는 정도만 약속을 해야 한다. 그래야 상대방을 실망하게 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앞으로 담배를 끊을게.’ 보다는

‘앞으로 하루에 한 가치만 피울게.’라든가

‘네 앞에서는 담배 안 피울게.’가 더 좋은 약속인 셈이다.

 

두 번째는 구체적으로 약속하기다. 약속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 단계별 계획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화요일, 토요일은 다른 약속을 잡지 않고 데이트를 한다.’ 라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와 점심 먹을 때는 먼저 문자를 보낸다.’

‘영화는 당신과 함께만 볼게.’ 같은 계획이다.

 

이렇게 하면 약속을 지킬 확률이 2배는 높아진다고 한다. 이제 약속을 할 때는 너무 과하게 하지 말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보자.

 

마지막으로 상대방이 약속을 못 지키더라도 지나치게 비난하고 감정을 의심하지 말자. 좋아하는 감정이 너무 넘치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화를 내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약속을 잘 지킬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상대방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현명한 연인의 행동이자 행복한 연애로 가는 지름길이다.

 

지금, 서로를 믿음직하게 여기는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나요?

신뢰를 잃고 서로 작은 일에도 상처를 주고받고 상대방을 의심하며 불안해하는 연애를 하고 있나요?

 

알고 보면 사랑과 신뢰는 양면의 동전처럼 다른 듯 하지만 하나다. 따로 뗄 수가 없다. 하나가 없으면 다른 하나도 존재할 수가 없다.

 

사랑하면 신뢰는 더욱 깊어지고, 신뢰하면 오래도록 변함없이 사랑할 수 있다.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연인과 단단한 신뢰를 쌓아간다면, 아무 조건 없이 그리고 의심 없이 ‘난 널 믿어.’라고 서로에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면 당신은 망설임 없이 결혼에 뛰어들어도 된다.